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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 '금통위', 미국엔 'FOMC'...세계 금리 주름잡는 FOMC의 최근 회의 결과·의미

by 뉴욕펜트하우스 2023. 12. 27.

 

이름도 어려운 FOMC, 도대체 무엇인가요?  

 

우리말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FOMC는 미국 정부의 금융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관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내 합의제 기구예요. 여기서 지역연준과의 협의를 거쳐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정기적으로 약 6주마다 연 8회 개최되며 필요 시 수시로 열리기도 합니다. FOMC 최종개최일 당일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공표합니다. 연준 기준금리는 향후 미국 연방 정부의 금융 정책을 예상할 수 있는 단서가 되는 것이죠.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0%입니다. 우리나라의 3.50%와 상당한 차이가 있죠. '미국' 이야기라고 해서 우리가 사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 생각하시면 오산이에요. '미국 금리→세계금리→한국에 영향' 이 절차를 밟고 있다고 생각하면 쉬워요, 다시 말해 (앞선 포스팅에서 배운) 우리나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수치가 바로 이 미국 기준금리라는 것입니다.

 

현재 연준 의장은 제롬 파월( Jerome Powell)이에요. 1953년생으로, 글로벌인바이런먼트펀드 매니징 파트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이사 등을 거쳐 2018년 2월 의장이 됐어요, 벌써 만 6년을 바라고 있네요. FOMC에서 결정하는 미 기준금리와 향후 금리 결정 방향성 멘트는 미국 경제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치기에 FOMC가 열리는 날이면 미국인들과 글로벌 금융인들은 '파월의 입'을 주목합니다. 코로나19 이후 고금리 시대를 지나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FOMC'와 '파월'은 이전보다는 친숙한 단어가 됐어요. 

 

이토록 중요한 FOMC, 최근 회의 내용과 결과는 어땠나요?

 

최근 FOMC는 지난 13일(현지시간)에 열렸습니다. 미 연준은 올해 마지막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어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수준이 미 경제를 위협할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앞서 7회 연속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기도 했죠. 미 연준은 지난 9월과 11월에 이어 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이로써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2.0%포인트로 유지됐어요.

 

연준은 또 이날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공개했는데, 사실 기준금리 동결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터라 금융인들의 관심은 이 점도표에 쏠렸습니다. 연준은 점도표에서 내년 3차례 금리 인하를 점쳐 사실상 금리 인상을 멈췄다는 신호를 줬습니다. 

 

이날 발표한 성명을 보면 "최근 지표는 경제활동 성장세가 지난 3분기의 강한 속도에서 둔화했음을 시사한다"며 "일자리 증가세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 동안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연준은 장기적으로 2% 인플레이션을 최대한 달성하고자 하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번에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성명에서 금리를 더이상 올리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올해 정부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서 다른 인상 요인은 없어 보인다"라고 평가했어요.

 

연준이 직접 밝히지 않았음에도 시장은 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연준은 이날 발표한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중간값을 4.6%(4.5~4.75%)로 내다봤기 때문이에요. 현 수준인 5.25~5.50% 기준금리가 내려오려면 내년에는 금리를 3차례 0.25%포인트씩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내 대출 금리 내려요?...이번 FOMC가 의미하는 것

 

전 세계 자산가치의 변동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FOMC에서 연준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 계획을 밝히지 않은 만큼, 시장은 이제 긴축(금리 인상) 통화정책은 끝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WSJ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내년 금리 인하의 문을 열었다"라고 했으며, 뉴욕타임스는 "연준 관계자 중 누구도 연준이 내년 말이 되어야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라고 했습니다.

 

연준이 FOMC에서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태도를 보이지 않자 미국 증시는 곧바로 반응했습니다. 그만큼 '투자 세계'는 이제 고금리 기족 끝나 돈이 들어오기를 바란다는 뜻이겠죠. 이는 우리나라 투자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비단 투자자에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대출 없는 사람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개인 및 자영업자들은 가계부채가 상당한데, 길었던 고금리 기조가 마무리되면 대출 이자가 이전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길 수밖에 없어 금리 인하에 대한 '소망'도 어느 때보다 큰 편입니다.

 

연준이 향후 점도표에서 기준금리를 4%대로 제시한 만큼 미국의 경우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임은 기정 사실이죠. 그러나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은 현재로선 신중 모드입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우리나라가 굳이 미국 상황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어요. 보통 미 금리가 오르면 우리나라 돈이 미국으로 빠져나가는데,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 생각보다 자금 유출이 심하지 않았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